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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투표 인증? '투표 인증샷'도 트렌드가 있다!

log비타민트 2024. 4. 10.

오늘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손등에 인증샷 안 번지게 찍는 법을 검색해 봤다. 손등에 찍으면 매번 번져서 꼴 보기가 싫었기에.

나 대세에 지장 없는 이상한 거에 집착하는 그런 여자. 그런데 그런 방법은 없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인증샷들을 봐도 번져있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그때 눈에 들어온 글들. 요즘 MZ들은 손등에 인증 안 한단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캐릭터, 스포츠팀 등 취향이나 자신만의 관심사들을 반영해 미리 준비해 간 인증 종이에 찍는다고 한다.

연예인의 포토카드를 챙겨가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서 공유된 도안을 출력해서 또는 본인이 직접 그리거나 해서 인증 종이를 챙겨가는 것이다. 거기에 도장을 찍고 그 종이를 인증샷으로 남긴다. 아래 사진처럼.

알록달록한-다양한-꽃-배경으로-투표-인증-종이-들고-있는-손

나도 나름 MZ의 'M'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냐며.. MZ인척 도안을 출력한 종이를 준비해 갔다.

인스타그램에는 친절하게도 캐릭터 작가들이 직접 그린 다양한 투표 인증 도안을 공유하고 있었다.

나는 그중 인스타툰 '게으른 물범'을 골랐다.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을 다 뚫고 나는 너다.
저 볼록한 배에 도장 찍을 생각 하니 투표가 어서 하고 싶을 정도로 설렜다.(변태인가?)

초록잎과-개나리-배경으로-투표-인증-종이-들고-있는-손

MZ세대, 투표 인증샷 찍으러 투표소로 간다는 뉴스기사들을 봤다. 나는 이런 또 하나의 '선거 문화'가 반갑다. 어찌 됐든 정치 참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젊은 층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항상 낮았었는데 이런 문화가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준다면 너무 좋을 거 같다. 실제로 나 역시 별거 아니지만 나만의 취향이 담긴 도안 디자인을 찾아보고 종이에 도장 찍고 인증하는 게 재미있고 즐겁더라.

사실 직접 투표 인증 종이를 챙겨가기 시작한 것은 21대 총선 당시에 코로나19로 인해 손등에 인증 도장을 찍지 못했던 상황 때문에 만들어진 유행이라고 한다. 나 또한 투표는 항상 빼먹지 않고 했었는데 지난 코로나 기간에는 투표 인증은 못했었다. 이런 방법이 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인증샷을 남겼을 텐데 아쉽네.

벚꽃-배경으로-투표-인증-종이-들고-있는-손

나는 첫 투표권이 생기고 지금까지 항상 그 권리를 행사해 왔다. 귀찮다고 느낄 때도 있었고, 정치에 관심이 없다거나 뽑고 싶은 사람이 없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투표를 빼먹지 않은 이유는 참여 후에는 매번 개운함, 뿌듯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 하나 투표 안 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겠어?'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도 한편 너무 마음이 찜찜했다. 나의 경우 그 찜찜함이 싫어서 한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

- 플랭클린 P. 애덤스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이 다해먹는다.

- 함석헌



그 찜찜함이란 위 투표에 관한 명언들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투표를 안 함으로써 제일 나쁜 놈이 다해먹게 된다면 정말로 암울할 거 같다. 내가 투표를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선택을 포기해버리지는 말아야지 싶어서 한다. 결국, 나 좋으라고 투표하는 것이다.

나도 제발 다시 팬심으로 반드시 뽑고 싶다 생각이 들게 하는 정치인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뽑을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다 너무 괜찮아서 누굴 뽑아야 하나 고민 좀 해봤으면 좋겠다.

연두색의-푸릇하고-풍성한-잎사귀들-가운데-인증-종이가-한가운데-놓여있다

투표를 완료한 오늘도 내 마음은 개운하고 뿌듯하다.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투표하러 간 나 자신 칭찬해. 투표하고 봄나들이도 하고 꽃구경도 하고 참으로 상쾌하네.

그나저나 '나 인증샷에 진심이네?'
왜 이렇게 인증샷을 다양하게 많이 찍었지? MZ 투표 인증샷에 심취했네 심취했어.

아무튼 스스로 인증하고 싶은 날이라 오늘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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